이씨 (경주) [STB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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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천동 석탈해왕릉 인근에는 표주박을 엎어 놓은 모양 같다고 해서 표암이라 불리는 박바위가 있습니다. 박바위는 밝은 바위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박바위는 신라의 화백和白회의가 열린 4영지 가운데 한 곳으로, 이곳에서 6촌장들이 모여 건국 회의를 열고 박혁거세를 신라의 초대 왕으로 추대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박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할 때 의장이 바로 경주 이씨의 시조 표암공 이알평李謁平입니다. 이알평은 하늘로부터 표암봉으로 내려와 알천 양산촌의 촌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신라 6성 중의 하나이며, 이씨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주 이씨慶州李氏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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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본관과 분관된 성씨


경주 이씨는 경상북도 경주를 본관으로 하고 있는 성씨로 알천 양산촌 촌장인 표암공 이알평을 시조로 모시고 있는 성씨입니다. 경주慶州의 옛 지명이 월성月城이기 때문에 경주 이씨는 월성 이씨 또는 계림 이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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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약 156만 명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데, 전체 이씨에서는 21.4%를 차지하고 있고, 본관별 성씨 순위로는 경주 김씨 다음으로 많은 5위에 이릅니다.

전주 이씨와 외래 성씨를 제외하면 상당수의 이씨가 경주 이씨에서 갈라져 나가는데 이후 합천 이씨陜川李氏, 차성 이씨車城李氏, 우계 이씨羽溪李氏 등을 비롯해 많은 성씨들이 경주 이씨에서 분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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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에 뿌리내린 장주 이씨의 뿌리도 경주 이씨입니다.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사수하다 순절한 이복남 장군의 3남인 이성현은 우계 이씨의 후손인데, 7세의 나이로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장주 이씨의 시조가 됩니다. 이성현의 일본 이름은 이가원유李家元宥, ‘리노이에 모또히로’입니다. 그의 후손들은 대대로 조슈번長州藩에서 의사로 살아갑니다. 일본의 전 언론인이자 아사히 신문사 사장인 리노이에 마사후미李家正文는 자신의 성이 이가李家씨라는 것에 의문을 품고 80년간 자료를 추적하여 자신의 선조가 정유재란 때 포로가 된 이복남의 셋째 아들이란 것을 밝혀낸 사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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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계파와 집성촌


경주 이씨의 계파를 보면 고려 말엽에 8개 분파로 나뉘고, 이후에 다시 70여 개의 파로 나뉘게 되는데, 현재 경주 이씨 중앙화수회에 의하면 11개 파로 정리됩니다. 이 중 대표적인 파는 평리성암공파評理誠菴公派, 익재공파益齋公派, 국당공파菊堂公派, 상서공파尙書公派인데 경주 이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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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집성촌으로는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망호리가 대표적입니다.

이곳에 경주 이씨가 자리를 잡은 것은 400여 년 전입니다.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9대손인 호암湖巖 이반기李磻琦가 정미사화를 피해 경기도 고양에서 이곳으로 터를 옮기면서 집성촌이 형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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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무장2리 장포마을과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칠곡리,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덕성리와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임불리,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사곡리 등을 비롯해 전국에 크고 작은 집성촌이 산재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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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뿌리공원 조형물


경주 이씨 시조는 이李 알謁 자 평坪 자이시고 기원전 117년 하늘에서 박바위瓢巖에 내리시어 알천 양산촌장으로 6촌장과 더불어 처음으로 화백회의和白會議를 주도하셨다. 그 어른께서는 알에서 깨어난 박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하고 4년간 섭정한 신라 건국의 원훈이시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유리왕 9년에 이씨李氏로 사성받았고 법흥왕 23년에는 문선공文宣公으로 시호를 받았으며, 무열왕 3년에는 은열왕恩烈王에 추봉되시었다. 뒤를 이어 신라 말에 진골로 소판 벼슬을 지낸 소판공蘇判公 이李 거居 자 명明 자에 이르러 비로소 선대의 계대를 정립하였으니 이 어른이 우리의 중시조이시다. 우리 경주 이씨는 사성의 으뜸 종문으로서 뒤에 우계, 차성, 합천, 평창, 아산, 재령, 원주 이씨로 분적되었다. - 대전 뿌리공원 경주 이씨 조형물 中


 

경주 이씨의 시조 이알평과 신라 6성


신라가 건국되기 전, 진한 땅에는 6촌이 있었습니다. 알천의 양산촌, 돌산의 고허촌, 취산의 진지촌 혹은 간지촌, 무산의 대수촌, 금산의 가리촌, 명활산의 고야촌을 진한 6촌이라고 합니다. 이 6촌은 서기 32년, 유리 이사금 9년에 6부로 개칭이 되는데 이때 신라 6성이 탄생하게 됩니다. 6성은 이씨李氏를 비롯해서 최씨崔氏, 정씨鄭氏, 손씨孫氏, 배씨裵氏, 설씨薛氏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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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양산촌楊山村의 촌장 이알평이 이씨 성을 사성받으면서 경주 이씨의 시조가 됩니다. 그런데 신라 말기의 인물인 36세손 소판공 이거명에 이르기까지 천여 년간의 선계는 실전失傳되어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라 진골 출신인 소판공 이거명을 중시조로 모시고 1세로 하여 세계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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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발상지, 박바위(표암)


경주시 봉천동에는 큰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경주 이씨의 시조 이알평이 이 바위에 내려와 세상을 밝게 하였다 하여 ‘밝은 바위’ 즉 ‘박바위’라고 합니다. 이 박바위에는 이알평의 탄생 신화가 깃들어 있는데 이알평이 하늘에서 내려와 처음 목욕한 곳이 광림대 석혈입니다. 석혈 아래쪽에는 이알평이 하늘에서 내려온 곳임을 알리는 유허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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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바위 아래에는 시조 이알평의 향사를 지내는 표암재가 있으며, 이알평의 신위를 모신 악강묘란 사당이 있습니다. 해마다 3월 중순이면 이곳에 후손들이 모여 시조의 향사를 모시고 있는데, 경주 이씨에서 갈라져 나간 성씨의 후손들도 함께 모입니다. 후손들은 이곳 표암이 경주 이씨의 발상지일 뿐 아니라 화백회의를 통해 박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한 신라 건국의 역사적인 산실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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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재공파의 8별집 이야기


경주 이씨의 계파 중에서 백사 이항복의 상서공파, 익재공파의 8별집, 그리고 이완 대장을 낳은 국당공파에서 많은 인물들이 배출되었습니다. 특히 익재공파의 8별집에는 신기한 일화가 전해져 옵니다. 일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유명한 ‘8별집(八鼈) 이야기’는 이익재의 6대손인 이공린의 일화에서 비롯됩니다. 이공린은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의 사위인데, 장가든 첫날밤 꿈을 꾸게 됩니다. 꿈속에 용왕이 나타나 “내 여덟 아들이 지금 사경에 이르렀으니 어서 구해 달라. 그대가 내 여덟 아들을 구해 준다면 그 은혜를 잊지 않으리라.”고 합니다. 꿈에서 깨어난 이공린이 신부에게 물으니 “어머니께서 며칠 전에 사위에게 먹이려고 자라 8마리를 사다가 항아리에 넣어 두었다.”고 하므로 부부가 8마리의 자라를 꺼내서 10여 리 밖에 있는 호수에 놓아 주게 됩니다. 하지만 그중 한 마리는 가는 도중에 죽고 맙니다.

뒷날 이공린은 박씨 부인과의 사이에 여덟 명의 아들을 두는데, 오鰲, 구龜, 원黿, 타鼉, 별鼈, 벽鷿, 경鯨, 곤鯤입니다. 모두 ‘거북 구龜’ 아니면 ‘고기 어魚’ 자를 넣어 이름을 지었는데 모두 문장에 뛰어나 ‘8문장’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셋째 원黿이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죽음으로써 첫날밤 자라 한 마리가 죽은 것과 맞아떨어졌다는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습니다.
 

경주 이씨의 인물, ①익재 이제현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입니다. 고려 말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이제현에 의해 가문이 크게 번창하기 시작하는데, 여말 선초 선비 중에 이제현의 문하생이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을 잘 지었으며, 15세에 문과에 장원급제를 하게 됩니다. 충선왕의 부름을 받아 원나라의 수도 연경燕京에 있는 만권당萬卷堂에 머물며 원나라의 학자들과 교우하고, 공민왕 때에는 정승이 되어 공민왕의 개혁 정치를 총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가 일찍이 연경에 있을 때 원의 화가 ‘진감여’가 그의 초상화를 그리고 학자 탕병룡이 시를 썼는데, 그 그림이 지금까지 전해져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제현은 뛰어난 학식과 문장으로 수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본조편년강목本朝編年綱目을 중수하고 국사國史 편찬을 맡았으며, 저술로는 「익재난고益齋亂藁」 10권과 「역옹패설」 2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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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인물, ②백사 이항복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은 우리에게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입니다. 해학적이면서도 실무 능력이 탁월한 그는 당색에 치우치지 않고 나라의 안위를 생각한 진정한 재상이었습니다. 임진왜란에서 정유재란까지 다섯 차례나 병조판서를 역임하며 안으로는 국방을 책임지고, 밖으로는 명나라 사절을 전담하는 외교관으로 활약하며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데 힘썼습니다. 전쟁 후에는 영의정에 올라 전란을 수습하는 데 힘썼으며, 그간의 공로로 오성부원군에 봉해지게 됩니다. 광해군 때에는 인목대비 폐위를 반대하다가 1618년 함경도 북청北靑으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곧 관작이 회복되었고 이해 고향 포천에 묻히게 됩니다.

그의 무덤 인근인 포천시 가산면 방축리의 화산서원에 위패와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항복은 권율 장군의 사위가 되는데, 어릴 적 옆집에 살면서 어린 이항복의 지혜와 기개를 보고 사위로 맞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항복 집의 감나무가 가지를 뻗어 옆집 권율의 아버지인 권철의 집으로 넘어가자, 권철의 하인들이 저 감은 우리 집으로 넘어왔으니 못 먹는다고 행패를 부렸습니다. 이에 이항복이 당돌하게도 권철의 방에 주먹으로 구멍을 내며 “대감, 이 팔이 누구의 팔이옵니까?” 하며 따진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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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씨의 인물, ③우당 이회영 6형제


우당友堂 이회영李會榮 선생은 1910년 국권을 상실하기 전부터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 파견을 적극 후원하고, 항일비밀결사 단체인 신민회를 여러 동지들과 함께 결성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데 한계에 다다르자 1910년, 항일운동기지를 탐색하기 위해 만주를 다녀오게 되고 이회영의 6형제는 한자리에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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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제가 명문 호족으로서 차라리 대의가 있는 곳에서 죽을지언정 왜적의 치하에서 노예가 되어 구차하게 생명을 도모한다면 어찌 짐승과 다르지 않겠습니까?”


 

백사 이항복의 10대손이며 이조판서를 지낸 이유승의 아들인 이회영 6형제는 당시 서울에서 상당한 재력을 갖춘 명문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권세와 부귀영화를 다 버리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행을 결의하게 됩니다.

급하게 전 재산을 처분해 40만 원을 마련하는데,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 600억 원 이상 되는 거금이었습니다. 가솔들과 따라나선 노비를 포함 60여 명을 데리고 신의주 단동을 거쳐 만주 유하현 삼원보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에서 경학사와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게 되는데, 신흥무관학교를 통해 길러 낸 인물들이 후에 봉오동과 청산리 대첩, 의열단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하는 주역이 됩니다. 하지만 거금의 망명 자금은 독립운동 기지 건설에 다 써 버리게 되고 이회영 6형제와 가족들은 천신만고의 삶을 살아가며 일경에 체포되어 고문 끝에 순국하거나, 영양 결핍으로 병사하고 굶어 죽기도 했습니다. 이후 1945년 광복이 됐을 때 6형제 중 다섯째 이시영만 살아 돌아와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이 됩니다. 서울시 종로구 신교동에 가면 이회영의 삶과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우당기념관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신라 6성 중의 하나이며 이씨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경주 이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한국 성씨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시간, <한국의 성씨> 많은 시청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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