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암바위 앞에는 공암진孔巖津이라 불렸던 나루터가 하나 있었다. 이 나루터에는 돛이 한개 있는 배와 돛이 두개 있는 배가 모두 섞여 있었다고 한다. 돛 한개짜리는 근거리를 항해하는 배고, 두개짜리는 바닷가와 강물 모두를 오갈 수 있는 원거리용 배다. 공암나루 앞의 강물은 투금탄投金灘이라고도 불렸다. ‘황금을 던져버린 강물’이다.
고려 말에 개성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두 청년이 있었다. 이억년李億年과 이조년李兆年 형제(성주이씨)다. 둘은 개성으로 가던 길에 금 두덩어리를 주웠다. 횡재를 한 것이다. 각자 금 한덩어리씩을 품고 공암진 나루에서 배를 탔는데 아우 이조년이 갑자기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져버렸다. 놀란 형이 물었다.“왜 귀한 금덩어리를 물에 던지느냐?”“자꾸만 형님이 가진 금덩어리에 욕심이 생겨서 던졌습니다. 우리 형제가 우애가 좋은데 자칫 이 금덩어리 때문에 저와 형님 사이가 안 좋아진다면 이까짓 금덩어리가 무슨 소용입니까?”이 말을 들은 이억년도 자기가 지닌 금덩어리를 미련 없이 강물에 던져버렸다. 이후로 공암진 앞은 ‘투금탄’이라 불렸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서려 있는 장소가 바로 서울 강서구 가양동 공암나루 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