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홍씨| 함안 조씨] 순창 회문산(回文山)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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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홍씨| 함안 조씨] 순창 회문산(回文山)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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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문산(回文山, 837m)은 전북 순창군의 북쪽에 있으며, 동쪽은 임실군에 속하고, 서북쪽은 정읍시에 속한다. 예로부터 전주-완주-김제에 걸쳐 솟아있는 모악산(母岳山, 795m)을 ‘어머니 산’으로, 회문산 ‘아버지 산’으로 일컬으며 두 산을 호남의 기두산(起頭山)으로 여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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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문산은 사방으로 첩첩산중을 이루고 3면이 하천으로 감싸고 있어 예로부터 천혜의 요새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근현대 민족사의 상흔을 품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동학혁명 때는 전봉준(全琫準)·김개남(金開南) 두 지도자가 회문산 주변에서 체포되어 혁명의 꿈이 좌절되었고, 구한말에는 최익현(崔益鉉)·임병찬(林秉瓚)·양윤숙(楊允淑)이 회문산을 거점으로 항일 의병을 일으켰으며, 한국전쟁 때는 ‘조선노동당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와 간부 양성소인 ‘노령학원’이 들어서 700여 명의 빨치산이 오랫동안 저항했는데,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소설 『남부군』의 무대가 바로 회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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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문산에는 천연 바위로 된 돌문이 있어 ‘글월 문(文)’자와 함께 ‘문 문(門)’자를 쓰기도 했다. 1530(중종25)년에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回山’으로, 1757(영조33)년∼1765(영조41)년에 엮은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回山’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민간에서는 흔히 ‘개문산(開門山)’이라고도 부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회문산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회문산자연휴양림 내에 있는 ‘회문산 역사관’에서는 홍성문(洪成文)과 조평(趙平) 두 인물과 관련된 지명으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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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양 홍씨] 홍성문 설 
 홍성문 설은 조선조 중종 혹은 영조 때의 전설적인 풍수가였던 홍성문 대사가 지은 『회문산가(回文山歌)』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것이다. 
 홍성문은 현재의 전북 임실군 운암면 금기리 텃골에서 홍진사와 마을 주막집 주모 사이에서 서자로 태어났는데,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홍진사의 집에서 몸종처럼 지내던 중에 부친마저 죽게 되었다. 3명의 이복(異腹)형 중 셋째 형이 자신을 해치려 하자 13세에 회문산 만일사(萬日寺)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는데, 만일사는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이성계의 왕위 등극을 위해 만일[27년] 동안 기도를 한 절이다. 홍성문은 회문산에 사자암(獅子庵)을 짓고 27년[만일] 동안 도를 닦아 풍수지리에 통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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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팔도를 답산한 후에 회문산에 많은 명당이 있음을 알고 세상에 전하려 했으나 명당에만 욕심이 있을 뿐 감당할만한 덕을 갖춘 사람이 없음을 개탄했다. 양반들로부터 협박과 살해 위협까지 받게 된 그는 횡포에 분노하여 명당 장사로 그들을 희롱했다고 전한다. 
 홍성문은 『회문산가』를 통해 회문산에 24명당과 다섯 신선이 둘러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형국의 ‘오선위기혈(五仙圍碁穴)’의 큰 명당이 있다고 해 지금도 풍수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회문산 무덤’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회문산에는 수없이 많은 무연고 묘지들이 들어서 있다.

✻회문산 무덤 | 한 장소에 누구의 묘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무덤이 만들어지는 현상. 무덤 위에 혹은 무덤 밑에 무덤을 만들어서 누구의 무덤이고 유골인지 분간할 수 없어서 임자 없는 무덤이 되는 것을 일컫는 말


2. [함안 조씨] 조평 설
 조평(1569~1647)은 광해군의 ‘인목대비 폐모론(廢母論)’을 규탄하다가 체포되었는데, 석방된 후 피신하여 현재의 전북 임실군 덕치면 회문리(回文里)에 터를 잡고 후학을 양성하였으며, 그가 이곳에 정착한 후 마을이 형성되었다. 1625(인조3)년에 ‘정사원종일등공신(靖社原從一等功臣)’의 녹권(錄券)이 왕의 교서(敎書)와 함께 내려지고, 회문산 1천 정보(3백만 평)를 사패지(賜牌地)로 하사받았다. 사패지에 깃대를 꽂도록 하여 회문산 동쪽 능선 끝 봉우리에 ‘조평 선생 사패지(趙平先生賜牌地)’라는 깃대를 꽂아 놓았는데, 지금도 이 봉우리를 ‘깃대봉’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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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평은 1636년 병자호란 때는 의병을 모집하고 군량미를 조달했으며, 1639년 덕치(德峙)에 보(洑)를 쌓고 20리의 수로를 개척하여 황무지 수십만 평을 옥토로 만들어 덕을 베푼 인물로, 조평 설그가 살았던 회문리 마을 이름을 따서 회문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평이 출생하기 39년 전에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미 ‘회문산(回文山)’으로 표기되었다는 점에서 조평 설은 설득력이 없고, 다만 회문산의 깃대봉은 조평에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정사공신(靖社功臣) | 인조반정 때 인조를 왕으로 세우는 데 참여한 공신
✻원종공신(原從功臣) | 불안한 정국에서 국가나 왕실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조정의 지지 세력을 광범위하게 확보하기 위해 정공신(正功臣) 외에 공을 세운 자에게 준 공신의 칭호
✻녹권(錄券) | 공신에 책봉된 사람에게 지급한 문서로 직함과 성명, 공신으로 책봉된 경위와 특권이 기록되어 있다. 교서는 국왕이 직접 내리는 문서이고, 녹권은 왕명으로 공신도감(功臣都監)에서 발급한 것이다.
✻사패지(賜牌地) | 국왕이 공신에게 내려 준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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